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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택: 고립에서 공동체로 나아가는 새로운 주거 개념


『탈주택』은 야마모토 리켄이 제안한, 고립된 주거에서 벗어나 공동체와 관계를 회복하는 새로운 집의 가능성을 다룬 책이었다. 현대 주거가 가진 구조적 한계를 건축과 철학을 통해 풀어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대부분의 주거 형태는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구조였다.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1가구 1주택 모델은 노동자의 재생산과 가족의 안위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동시에 주거의 ‘밀실화’를 불러왔다. 이 집들은 안식처인 동시에 고립된 공간이 되었다.

야마모토 리켄은 이러한 근대 주거의 한계에 주목했다. 그는 ‘탈주택’이 단순히 주택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고립된 틀에서 벗어나 삶의 연결과 공동체를 복원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키이(しきい, 閾)’라는 개념을 통해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개인 공간 안에도 마을과 접속하는 틈을 만들고자 했다. 예를 들어 거주 공간에 작은 상점, 작업실, 주민과 만날 수 있는 접촉 공간을 두어 자연스러운 공동체 흐름이 생기게 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호타쿠보 주택’에서는 복도를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마을의 골목처럼 설계했다. 이웃과 우연히 마주치고 인사를 나누는 구조 속에서, 사적 공간이 사회적 관계의 접점으로 확장되었다.

야마모토는 “공동체는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조 속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의 아파트 평면 구조는 가족을 경제적·기능적 단위로만 보고, 관계와 만남의 가능성을 차단해왔다.

『탈주택』은 단순한 건축 이론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누구와 연결되어 있을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주거는 쉼터나 자산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의 구조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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