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days, 2023
기본 정보
- 감독: 빔 벤더스
- 주연: 야쿠쇼 코지 (히라야마 역)
- 장르: 드라마
- 국가: 일본, 독일 합작
- 개봉: 2023년
- 상영시간: 약 124분

도쿄의 공중화장실을 청소하는 남자, 히라야마.
그는 도쿄라는 거대한 도시에서, 누구보다 단조롭고 조용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 일상은 결코 무의미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매일의 루틴 속에서 자신만의 우주를 돌보듯 충만하게 하루를 살아낸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정돈하고, 수염을 다듬고, 대문을 열며 하늘을 향해 눈인사를 보낸다. 늘 마시는 캔커피 한 잔,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오래된 음악. 그리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공중화장실을 정성스럽게 청소하러 떠난다.




히라야마가 청소하는 화장실은 일반적인 공공시설이 아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화장실은 실제로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The Tokyo Toilet Project)’ 라는 건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설계한 공공공간이다.
어떤 곳은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사람의 접근에 따라 불투명해지고, 어떤 곳은 정원처럼 꾸며져 있으며, 또 다른 곳은 추상 조형물처럼 공간과 형태가 조화를 이룬다. 이 특별한 공중화장실들은 단순한 위생 공간을 넘어
도시의 품격과 배려, 존엄을 담은 건축적 시도다.



그가 닦아낸 화장실은 단순한 위생 공간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장소다. 히라야마는 마치 예술가처럼 그 공간을 돌보고, 도쿄의 일상 속에서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같은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 영화는 말보다 침묵이 더 많은 이야기다. 조용한 눈빛, 반복되는 동작, 햇빛과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순간들이 한 사람의 철학이 되고, 삶의 깊이가 된다.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히라야마 역시 상처와 과거를 가진 인물임이 암시된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저 오늘 하루를 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와 관계 맺는다. “지금은 지금”이라는 태도로.


청소는 곧 마음을 정돈하는 행위였다. 타인을 위한 일이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했다. 그는 작은 삶을 선택했지만, 그 안에서 가장 큰 자유와 평온을 살아낸다.

그의 음악에 덮인 도시 풍경은 마치 잿빛 도쿄가 아닌, 노래하는 정원처럼 보인다. 히라야마가 바라보는 세상은, 그의 눈빛과 마음을 통해 퍼펙트 데이즈가 된다.




히라야마는 자발적으로 ‘작은 삶’을 택한 사람이다. 영화는 “자신이 만든 루틴을 통해 진정한 자유에 도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성공’이나 ‘가치 있는 삶’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토록 고요하고 단순한 삶이, 어쩌면 가장 완벽한 날들이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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